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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등애욕(紅燈愛慾)
태그
#조선시대 #기방 #팜므파탈 #복수 #욕망 #배신 #음모 #권력 #정사 #운명
작품 소개
조선 최고의 기방 홍루에서 펼쳐지는 욕망과 복수의 대서사.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최고의 기생이 된 홍연과, 그녀를 차지하려는 권력자들의 욕망이 뒤엉킨다. 복수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무기로 삼은 홍연은 점차 자신도 욕망의 깊은 늪에 빠져들게 된다.
주요 인물
- 홍연(23세): 전 포도대장의 딸, 복수를 위해 기생이 된 팜므파탈
- 서하진(35세): 현 포도대장, 홍연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
- 강무혁(27세): 젊은 무관, 홍연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인물
- 월화(45세): 기방의 어미, 홍연의 후견인이자 조력자
- 도영(30세): 서하진의 심복, 홍연을 탐하는 인물
홍등애욕(紅燈愛慾) - 1. 홍루에 들어온 새 기생
깊어가는 밤, 한양 제일의 기방 홍루. 자줏빛 등불이 내실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월화는 새로 들어온 기생을 유심히 살폈다. 어린 나이지만 눈빛만은 범상치 않았다.
"네 이름이... 홍연이라 했지."
"네, 어머니."
달빛이 스며드는 창가에 홍연이 자리했다. 하얀 목덜미가 은은히 빛났다.
"스무 살에 기방에 발을 들이다니... 보통내력은 아닐 텐데."
월화의 날카로운 눈빛이 홍연을 훑었다.
"운명이... 이리 되었나 봅니다."
홍연의 가녀린 손이 저고리 깃을 만졌다. 그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몸가짐이 아주 특별하구나. 양반가 규수라도 되나?"
"그저 평범한 집안의 딸일 뿐입니다."
하지만 홍연의 눈빛은 평범하지 않았다. 차가운 복수심이 깊숙이 감춰져 있었다.
"거문고도 탄다지?"
"네... 아버님께 배웠습니다."
홍연의 목소리가 잠시 떨렸다. 월화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내일... 포도대장님이 오신다하더구나."
"..."
홍연의 눈빛이 순간 차갑게 변했다. 하지만 곧 그녀의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번졌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홍연의 속삭임이 자줏빛 등불 아래 스러졌다.
월화는 알았다. 이 여인이 단순한 기생이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그녀도 몰랐다. 홍연의 가슴 속에 숨겨진 깊은 증오와 복수심을.
홍등애욕(紅燈愛慾) - 2. 첫 손님맞이
다음날 저녁, 홍루의 내실. 자줏빛 등불이 홍연의 하얀 피부를 물들였다.
"이리 앉게나, 홍연아."
좌상의 목소리가 무겁게 울렸다. 홍연은 부드럽게 거문고를 들었다.
"청아한 가락 한 자락 들려주겠습니다."
그녀의 가녀린 손가락이 거문고 줄을 튕겼다.
"아... 그 손길이..."
좌상의 눈빛이 욕망으로 흐려졌다. 홍연의 저고리 사이로 은은하게 살결이 비쳤다.
"술 한 잔 올리겠습니다."
홍연이 몸을 숙이자 그녀의 긴 머리가 좌상의 손등을 스쳤다.
"이리 고운 아이가... 어찌 기생이 되었는고..."
좌상의 손이 홍연의 허리를 향했다.
"나리... 그건..."
홍연의 눈빛이 흔들렸다. 하지만 그녀의 입술에는 여전히 미소가 걸려있었다.
"이 술잔처럼... 달콤한 입술이로구나."
좌상의 손이 홍연의 턱을 감쌌다.
"아직... 미숙한 계집일 뿐입니다."
홍연의 속삭임에 좌상의 욕망이 더욱 커져갔다.
"오늘 밤... 나의 여인이 되어주겠나."
"나리... 이리 급히 서두르시면..."
홍연은 교묘하게 몸을 빼냈다. 거절하는 듯 하면서도 더욱 강한 유혹을 던지고 있었다.
"다음에 오시면... 더 특별한 환대를 해드리지요."
그녀의 손이 살짝 좌상의 가슴을 스쳤다.
방 한켠에서 월화가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리 교묘한 손놀림이라니..."
홍연의 눈빛이 순간 차갑게 빛났다. 그녀의 복수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홍등애욕(紅燈愛慾) - 3. 포도대장과의 만남
깊어가는 밤, 홍루의 내실. 서하진이 들어서는 순간 자줏빛 등불이 흔들렸다.
"새로 들어온 기생을 보여주시지."
서하진의 깊은 목소리가 울렸다.
월화의 인도로 홍연이 들어섰다. 하얀 저고리 사이로 드러난 목덜미가 등불에 은은하게 빛났다.
"이름이..."
"홍연이라 하옵니다, 나리."
서하진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 눈동자가 누군가를 떠올리는 듯했다.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인데..."
"처음 뵙는 사이... 기억을 못하실 텐데요."
홍연의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
"술 한 잔 올리겠습니다."
홍연이 몸을 숙이자 그녀의 긴 머리가 서하진의 손등을 스쳤다.
"그 손길이... 마치..."
서하진의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
"나리께서 불편해 보이시는데..."
홍연의 손이 서하진의 어깨를 살짝 건드렸다.
"포도청 일이 힘드신가 봅니다."
그 말에 서하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거문고 한 곡조..."
"아버님께 배운 곡이 있습니다."
홍연의 손가락이 거문고 줄을 튕겼다. 애절한 가락이 방안을 채웠다.
"이 곡은..."
"십 년 전에 유행하던 곡이라고 하더군요."
서하진의 손이 떨렸다.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오늘 밤... 나리를 위해 준비한 특별한 술이 있습니다."
홍연의 붉은 입술이 등불에 반짝였다.
월화는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며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이제 시작이로구나..."
홍등애욕(紅燈愛慾) - 4. 젊은 무관의 등장
며칠 후의 늦은 밤, 홍루의 마당에 한 젊은 무관이 들어섰다. 강무혁이었다.
"홍연이란 기생을 뵙고 싶소."
그의 맑은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아직 손님이 계신데..."
월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내실에서 소란이 일었다.
취한 관리가 홍연의 저고리를 잡아채는 순간이었다. 강무혁이 순간 앞으로 나섰다.
"이 밤에 소란을 피우시면..."
강무혁의 단단한 손이 그 관리의 팔을 잡았다.
"누구..."
"포도청 순라도감 강무혁이오."
홍연의 시선이 강무혁에게 꽂혔다. 달빛 아래 그의 단단한 체격이 인상적이었다.
"무관님... 감사합니다."
홍연의 목소리가 달빛처럼 부드럽게 울렸다.
"그저... 보다 못해서..."
강무혁의 눈빛이 홍연의 흐트러진 모습에 머물렀다.
"이렇게 구해주셨으니... 술 한 잔 올리는 게 도리겠죠."
홍연이 몸을 숙이자 풀어진 저고리 사이로 하얀 살결이 은은하게 비쳤다.
"아가씨... 전..."
"홍연이라고 합니다. 오늘 밤... 제 거문고 소리 들어주시겠어요?"
홍연의 손이 거문고 줄을 튕겼다. 애잔한 가락이 강무혁의 가슴을 울렸다.
"이리 고운 음색은... 처음입니다."
"무관님의 칼솜씨도... 꽤나 고울 것 같은데요."
홍연의 눈빛이 강무혁의 허리춤에 찬 칼을 향했다. 그의 숨결이 거칠어졌다.
"포도청에서... 오래 계셨나요?"
홍연의 물음에 담긴 의미를 강무혁은 알지 못했다.
월화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중얼거렸다.
"이것 참... 계획에 없던 일이 생겼구나."
홍등애욕(紅燈愛慾) - 5. 은밀한 만남
깊어가는 밤, 홍루의 후원. 홍연은 달빛 아래서 홀로 거문고를 타고 있었다.
"이리 늦은 시각까지..."
강무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관님... 어찌..."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는 법도 알고 있습니다."
홍연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의 무예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나리... 이러시면 안됩니다."
"당신을 보고 싶었소."
강무혁이 다가왔다. 그의 시선이 홍연의 하얀 목덜미를 향했다.
"포도청의 무관이... 기생과 이런 만남을..."
"오늘만큼은 무관이 아닌... 한 사내로 왔소."
홍연의 손이 떨렸다. 거문고 줄이 튕겨져 애잔한 소리를 냈다.
"떨고 있소..."
강무혁의 손이 홍연의 어깨를 감쌌다.
"나리... 이러시면..."
"이 떨림이... 나를 미치게 하는구려."
강무혁의 입술이 홍연의 목덜미에 닿으려 했다. 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안돼요... 여기서는..."
하지만 그녀의 몸은 그에게 기대고 있었다.
"당신의 향기가... 나를 홀리는 것 같소."
강무혁의 손이 홍연의 허리를 감쌌다.
"무관님... 저는..."
홍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입술이 그녀의 것을 덮었다.
달빛 아래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로 겹쳤다. 홍연의 머릿속에 복수의 계획이 스쳐갔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그의 온기에 반응하고 있었다.
"이제... 돌아가셔야 해요."
"다시 올 것이오... 반드시..."
강무혁이 떠난 후, 홍연은 자신의 입술을 어루만졌다. 복수를 위해 시작한 유혹이었지만, 그녀의 심장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달빛이 그녀의 흐트러진 모습을 비추었다.
홍등애욕(紅燈愛慾) - 6. 첫 정사
깊은 밤, 홍루의 별채. 홍연은 강무혁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렸소..."
창호지 문이 소리없이 열렸다.
"오실 줄 알았어요."
홍연의 하얀 속저고리가 달빛에 비쳤다.
"이제... 도망가지 마시오."
강무혁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나리... 전..."
"당신을 원하오. 미치도록..."
강무혁의 입술이 홍연의 목덜미를 타고 내려갔다. 그녀의 몸이 떨려왔다.
"아... 나리..."
홍연의 달콤한 신음이 방안을 채웠다.
"이리 떨리는 몸이... 나를 미치게 하오."
강무혁의 손길이 점점 대담해졌다.
"더... 세게..."
홍연의 마음 한켠에서 경고음이 울렸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그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당신의 이 맑은 살결이..."
강무혁의 손길이 그녀의 속옷 사이로 미끄러졌다.
"나리... 전 그저 기생일 뿐인데..."
"내게는... 세상 전부요."
달빛이 두 사람의 얽힌 몸을 비추었다. 홍연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이대로... 영원히..."
강무혁의 움직임이 거칠어질수록 홍연의 신음은 더욱 달콤해졌다.
'아버님... 용서하세요...'
홍연의 마음속 깊이 묻어둔 진실이 흔들렸다.
"당신은 이제... 내 것..."
강무혁의 속삭임에 홍연의 이성이 무너져 내렸다.
달이 구름에 가려질 때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일그러졌다. 복수를 위해 시작된 유혹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사랑이 되어가고 있었다.
홍등애욕(紅燈愛慾) - 7. 서하진의 유혹
깊어가는 밤, 홍루의 별채. 달빛이 희미하게 스며드는 창가에 홍연이 앉아있었다. 그녀의 하얀 손가락이 거문고 줄을 튕기자 애절한 소리가 어둠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
한 달 만에 찾아온 서하진이 문가에 서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달빛에 젖은 홍연의 하얀 목덜미가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대의 거문고 소리가... 오늘따라 더욱 서럽구려." 서하진이 홍연에게 다가갔다.
"마음이 흔들릴 때면... 줄도 흔들리나 봅니다." 홍연의 눈동자가 그를 향했다.
서하진의 손이 홍연의 어깨를 감쌌다. 차가운 살결이 그의 손바닥을 뜨겁게 달궜다.
"이리 차가운 몸을... 데워주어야 하지 않겠소."
홍연의 가녀린 손이 거문고 줄을 놓았다. 그녀의 입술이 달빛처럼 은은하게 번졌다.
"나리... 이러시면..." 홍연의 몸이 떨려왔다.
서하진의 손길이 그녀의 목덜미를 타고 내려갔다. 한숨처럼 새어나오는 홍연의 신음이 방안을 채웠다.
"이리 떨리다니... 내가 무섭소?"
"무섭지 않아요... 다만, 이렇게 떨리는 건..." 홍연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서하진의 입술이 그녀의 귓가를 스쳤다. "더는 참을 수 없구려..."
홍연의 하얀 손이 그의 가슴을 더듬었다. 심장이 뛰는 곳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는 손길에 서하진의 숨결이 거칠어졌다.
"오늘 밤은... 저를 가져가주세요."
달빛이 구름에 가려진 그 순간, 서하진의 입술이 홍연의 것을 덮었다. 거칠어진 숨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옷자락이 흐트러졌다.
"아... 나리..." 홍연의 신음이 달빛처럼 새어나왔다.
서하진의 손길이 점점 대담해졌다. 홍연의 하얀 살결이 달빛 아래 드러날 때마다 그의 이성이 흔들렸다.
"이제... 그대는 내 것이오."
홍연의 붉은 입술이 그의 목덜미를 타고 내려갔다. 마치 독사의 혀끝처럼 은밀하고 위험한 그 순간, 서하진은 알지 못했다.
그의 심장이 이미 홍연의 손아귀에 잡혀있다는 것을.
"영원히... 당신의 것이 될게요."
홍연의 속삭임이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복수의 칼날은 잠시 잊혀졌다. 오늘 밤만큼은, 욕망이 그 모든 것을 삼켜버렸으니.
홍등애욕(紅燈愛慾) - 8. 함정의 시작
깊어가는 밤, 홍루의 내실. 월화가 홍연의 머리를 빗겨주고 있었다. 검은 머릿결이 달빛을 받아 비단처럼 흘러내렸다.
"도영 나리가 오늘 밤 처음 온다지?" 월화의 손길이 홍연의 머리카락 사이로 스며들었다.
"네... 서하진 나리의 심복이라고 하더군요." 홍연의 입술이 달빛에 번졌다.
월화가 장롱에서 진홍빛 비단 저고리를 꺼냈다. "이건... 특별한 날을 위해 준비해둔 것인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에요, 어머니." 홍연이 거울 앞에서 저고리를 받아들었다.
달이 은은하게 비치는 밤이었다. 도영이 홍루에 들어섰을 때, 그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붉은 저고리를 입은 홍연이 거문고를 타고 있었다.
"이리 늦은 시각에 죄송합니다..." 도영의 목소리가 떨렸다.
"기다리고 있었어요, 도영 나리." 홍연의 하얀 손가락이 거문고 줄에서 떨어졌다.
"서하진이... 알면..." 도영의 말끝이 흐려졌다.
홍연이 천천히 일어나 도영에게 다가갔다. "나리와 저의 비밀이 되면 되잖아요..."
은은한 향내가 방 안을 채웠다. 도영의 시선이 홍연의 목덜미를 따라 내려갔다.
"위험한 제안이오만..." 도영의 손이 홍연의 어깨를 스쳤다.
"위험하기에... 더 달콤한 거예요." 홍연의 손이 도영의 가슴을 타고 올라갔다.
달빛이 구름에 가려질 때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겹쳐들었다. 도영의 손길이 점점 대담해졌다.
"아..." 홍연의 달콤한 신음이 방안을 채웠다.
"이대로... 멈출 수 없을 것 같소." 도영의 입술이 홍연의 목덜미를 타고 내려갔다.
"멈추지 마세요... 나리..." 홍연의 손길이 도영의 옷자락 사이로 스며들었다.
달이 완전히 구름에 가려졌다. 두 사람의 숨결이 하나로 얽혀들었다.
"오늘 밤은... 제가 나리의 여인이 되어드릴게요."
홍연의 속삭임에 도영의 이성이 무너져내렸다. 그는 알지 못했다. 그의 욕망이 곧 그를 파멸로 이끌 것이라는 걸.
붉은 저고리가 달빛 아래 흩날렸다. 이제 두 번째 덫이 놓여졌다.
홍등애욕(紅燈愛慾) - 9. 첫 번째 배신
깊어가는 밤, 홍루의 별채. 향냄새가 진하게 배어나는 방 안에 홍연이 홀로 앉아있었다. 오늘은 그날이었다. 서하진과 도영, 두 사람이 함께 오기로 한 밤.
붉은 저고리가 달빛에 은은히 빛났다. 홍연은 거울 앞에서 머리를 빗었다. 그녀의 입술이 붉게 번졌다.
"아가씨... 정말..." 방 한켠의 몸종이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이제 곧이야..." 홍연의 목소리가 떨렸다. 두려움인지, 기대인지 알 수 없었다.
도영이 먼저 도착했다. "서하진은... 아직?"
"조금 있다 오신다고 하셨어요." 홍연이 도영에게 다가갔다. "기다리는 동안... 술이라도 한 잔 하실래요?"
은은한 향내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도영의 시선이 홍연의 붉은 저고리를 훑었다.
"오늘따라 더욱 달콤한 향이오..." 도영의 손이 홍연의 어깨를 감쌌다.
"나리만을 위한 특별한 향이에요..." 홍연의 손이 도영의 가슴을 더듬었다.
서하진이 들어왔을 때, 두 사람은 이미 깊은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이게 무슨..." 서하진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나리..." 홍연이 달빛처럼 미소지었다. "오시길 기다렸어요."
홍연이 서하진에게 다가가 그의 옷깃을 붙잡았다. "오늘 밤은... 우리 셋이..."
도영의 눈빛이 흔들렸다. "홍연아..."
은은한 향이 세 사람의 이성을 녹였다. 홍연의 하얀 손길이 두 남자의 가슴을 오갔다.
"이제... 더는 돌이킬 수 없어요."
달빛이 구름에 가려졌다가 다시 비췄을 때, 세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로 얽혀들었다.
"아... 나리..." 홍연의 달콤한 신음이 방안을 채웠다.
서하진의 입술이 홍연의 목덜미를 타고 내려갔고, 도영의 손길은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이대로... 영원히..." 홍연의 속삭임이 두 남자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향냄새는 점점 더 진해졌다. 세 사람의 숨결이 하나로 얽혀들수록, 방안의 공기는 더욱 묘하게 변해갔다.
"머리가... 이상하다..." 도영의 목소리가 흐려졌다.
서하진도 비틀거렸다. "이게 무슨..."
달이 완전히 구름에 가려졌을 때, 두 남자는 이미 깊은 혼돈 속에 빠져있었다.
다음 날 아침, 도영은 서하진의 품에 안긴 채로 눈을 떴다. 방 안에는 정사의 흔적만이 가득했다.
홍연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거울 앞에는 붉은 입술 자국이 선명한 편지가 놓여있었다.
'이제... 시작입니다, 나리.'
첫 번째 배신이 끝났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